〈나무가 들려 주는 예수 이야기〉는 한 고목이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가만가만 속삭이듯 들려 주는 예수님의 생애입니다.
예루살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잿빛 그루터기만 남은 고목 한 그루가 있었습니다.
이 고목은 자신의 일부였던 나뭇가지들의 경험을 통해 예수님의 삶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순간들을 자기 안에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습니다.

이 고목에게서 뻗어 나간 나뭇가지들은 요셉의 지팡이, 요한의 허리띠, 사마리아 여인의 두레박, 십자가 등 각기 다른 모습으로 예수님의 탄생에서 죽음, 그리고 부활까지 예수님의 삶의 뜻깊은 순간들에 늘 예수님과 함께 했기 때문입니다.
철학가이자 종교 연구가인 작가가 성서에는 자세히 나와 있지 않은 예수님의 생애를 풍부한 상상력으로 그려 낸 이 이야기는 종교적 신비감과 경외감에 휩싸인 예수님이 아닌, 너무나 인간적인 예수님을 만나게 해 줍니다.

인간과 똑같은 모습으로 태어나 시련과 고통, 행복과 사랑을 두루 겪다가 여느 인간과 마찬가지로 죽음에 이르렀으며, 기적을 행하는 그 순간조차도 자연과 운명에 순응하는 농부처럼 따뜻하고 친근하기만 했던 예수님. 보통 사람들보다 조금 더 가진 것이라곤 오직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인내심과 인간을 향한 한없는 사랑뿐이었던 예수님의 이야기가 깊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.

한 편의 시 같은 장 이브 를루의 아름다운 글에 크리스티앙 에인리슈의 격조 높은 삽화가 어우러져 예수님을 실제로 만지듯이 보고 느끼게 해 줍니다.